전체 글42 속초 영금정 (암반지형, 해돋이정자, 역사유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냥 바다 근처에 정자 하나 있겠거니 싶어서 갔는데, 막상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그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놨습니다. 속초 영금정은 파도 소리가 거문고처럼 들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동명항과 속초등대 사이 넓은 암반 지역 전체를 일컫는 곳입니다. 충동적으로 떠난 아침 여행이었는데, 결국 마음에 오래 남는 장소가 되었습니다.영금정의 암반지형과 역사 유래: 사라진 바위산 이야기제가 처음 영금정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여기가 그냥 해안 산책로 아닌가?"였습니다. 넓게 펼쳐진 암반(巖盤) 위를 걸으며 특별함을 잘 못 느꼈는데, 이 장소의 역사를 알고 나서 보는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영금정은 원래 사방이 절벽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위산이었습니다. 기암괴석(奇巖怪.. 2026. 4. 11. 옥토끼 우주센터 (우주체험, 놀이기구, 가성비) 솔직히 저는 처음에 이곳을 그냥 작은 과학 전시관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한 달 내내 졸라서 마지못해 따라간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강화도에 위치한 옥토끼 우주센터, 워킹맘인 제가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여행지는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한 달째 조르는 아이, 반신반의로 떠난 강화도저희 딸은 이제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주말만 되면 어디든 나가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라, 솔직히 쉬고 싶은 날에도 가방을 들고 나서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친구가 다녀왔다며 옥토끼 우주센터를 꼭 가야 한다고 한 달 전부터 노래를 불렀습니다. 평소에도 우주나 과학 관련 책을 즐겨 보는 아이라 거절하기도 애매했고,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라길래 가볍게 생각하고 .. 2026. 4. 11. 부석사 방문기 (문화재, 무량수전, 단풍)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World Heritage)으로 등재된 부석사, 저도 솔직히 "얼마나 대단하다고"라는 마음 반, 궁금증 반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올라가 보니, 이건 그냥 절 구경이 아니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소백산맥의 능선이 시야 가득 펼쳐지는 순간, 왜 사람들이 매년 이 오르막을 기꺼이 오르는지 이해가 됐습니다.국보와 보물이 공존하는 곳, 부석사의 문화재 가치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입니다. 단순한 오래된 절이 아니라 무량수전(국보 제18호)을 비롯해 국보 5점, 보물 6점을 품고 있는 문화재의 보고입니다. 여기서 국보란 문화재청이 지정한 유형문화재 중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가 특히 높은 것을 말하며, 보물보다 한 단계 .. 2026. 4. 10. 전주한옥마을 여행 (경기전, 현대옥, 베테랑칼국수) 연간 1,500만 명이 찾는 전주한옥마을을 저는 딱 한 번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 한 번이 너무 강렬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시댁이 광주라 도련님 가족과 함께 방문했는데, "가보면 안다"는 말 한마디에 무작정 따라갔다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꼬박 5시간을 돌아다닌 곳입니다.600년 역사를 걷는다는 것, 경기전과 전주향교경기전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御眞), 즉 왕의 초상화를 봉안하고 제례를 지내기 위해 태종 10년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여기서 어진이란 단순한 초상화가 아니라 왕의 권위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국가적 성물로, 당시에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이곳 앞에서는 반드시 말에서 내려야 했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알고 입구의 하마비(下馬碑)를 바라보니 괜히 몸이 바짝 서는 느낌이 들.. 2026. 4. 10. 청산도 봄 여행 (슬로길, 유채꽃, 배편정보) 청산도 여행부터 저는 삐그덕 거렸습니다.신분증을 집에 두고 왔다는 걸 배 타기 직전에야 깨달았습니다. 허겁지겁 작은아버님 댁으로 되돌아가 가져왔고, 그 바람에 한 편 늦은 배를 탔습니다. 그런데 그 소동이 있고 나서야 비로소 유채꽃밭 앞에 섰을 때, "아, 이래서 여기까지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4월에서 5월 사이, 노란 꽃물결이 돌담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산도는 그런 작은 소동쯤은 금방 잊게 만드는 힘이 있는 곳입니다.슬로길 1코스와 서편제길, 그 안에 담긴 팩트들청산도를 처음 간다고 하면 "슬로길이 유명하다더라"는 말을 한 번쯤 듣게 됩니다. 슬로길(Slow Road)이란 빠르게 이동하는 관광 방식에서 벗어나 걷는 속도 그대로 자연과 마을을 느.. 2026. 4. 9. 문경새재 여행 (단풍, 오픈세트장, 전동차) 솔직히 저는 문경새재가 그냥 트레킹 코스 정도인 줄 알았습니다. 막연하게 산길 걷고 관문 구경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완전히 틀린 생각이었습니다. 단풍이 절정인 10월 말, 생일을 핑계 삼아 다녀온 문경새재는 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곳이었습니다.단풍 절정과 축제, 타이밍이 전부다일반적으로 단풍 여행은 "가을이면 아무 때나 가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이 생각이 좀 아쉽다고 봅니다. 문경새재는 특히 단풍 피크(peak) 시기, 쉽게 말해 단풍이 가장 짙게 물드는 정점 시기가 짧아서 그 타이밍을 잡는 게 핵심입니다. 제가 방문한 10월 31일은 마침 사과축제와 단풍이 동시에 절정이었고, 알록달록한 산색이 오픈세트장 뒤로 펼쳐지는 장면은 정말 어디서도 보기 힘든 풍경이었습니.. 2026. 4. 9. 이전 1 2 3 4 5 6 7 다음